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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선 발주의 뒷면] <상> 관공선 선주 '甲질'로 멍드는 중소 조선사기자재업체 미리 선정해 조선사 경영악화로 폐업사례 늘어
  • 김성원 기자
  • 승인 2018.09.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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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침체에 빠진 조선경기 부양을 위해 관공선을 잇따라 발주하고 있으나 발주처의 ‘甲질’로 입찰받은 조선사의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해양수산부 전경. 

(부산=포커스데일리) 김성원 기자 = 편집자 註) 정부는 최근 침체된 조선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5조5000억원 규모의 관공선을 발주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발주측, 즉 해양수산부의 해양경찰청, 수산과학원, 해양조사원, 어업 관리단, 교육부의 한국해양대학교, 부경대학교와 방위사업청 등 공공기관의 '갑질'로 입찰받은 조선사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포커스데일리'는 공공기관의 갑질이 무엇인지 왜 선박을 수주했는데 적자를 면치 못하는지를 <상> <하> 2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최근 정부가 침체에 빠진 조선경기 부양을 위해 관공선을 잇따라 발주하고 있으나 발주처의 '甲질'로 입찰받은 조선사의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乙'의 입장인 중소조선사는 발주처의 '甲질'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어 조선업계에서는 발주처의 '甲질'을 제도적으로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불황의 늪에 빠진 국내 조선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조선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총 5 조5천억원 규모의 공공발주를 통해 조선사 일감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방위사업청에서 1조6000억원 규모의 군함 10척과 해양수산부에서 221억원 규모의 순찰선 등 6척 모두 16 척의 발주가 추진된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같이 정부기관이 발주하는 관공선에 대해 조달청 입찰을 통해 조선회사들은 보통 선가의 85~92%정도의 가격으로 낙찰을 받아 정부의 관공선 건조 일감을 수주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같은 낙찰가로 관공선을 수주한 중소조선사는 선박건조에 들어가는 관리비나 각종 기자재 등의 예가를 합리적으로 절감해 수익을 남기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런데 조선소에 하청업체가 납품하는 부품 및 장비 등 각종 기자재 업체 선정에 발주처인 공공기관 선주가 과도하게 개입해 조선사들의 선박건조에 대한 독립성과 수익구조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한다. 

즉, 관공선 입찰 당시 선박 건조사양서나 과업설명서 안에 특정업체의 특정 품목을 사용하도록 사전에 지정해 이 업체 이외의 업체는 사업 참여가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불공정거래를 서슴치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일부 품목은 '업체목록(Vendor List)'을 사전에 지정해 지정되지 않은 업체는 견적서 제출마저도 불가능하게 만들고 조선사가 장비업체를 선정할 경우, 선주로부터 승인을 받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업체목록에 등재되지 않은 품목의 경우, 모든 업체의 참여가 가능하고 조선사가 이들 장비업체를 독자적으로 선정할 수 있는데도 이를 선주가 승인을 거부하고 주관적으로 업체를 지정하는 방법으로 '甲질'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선사 구매관련 담당자인 A씨는 "실제로, 장비업체 선정은 입찰받은 조선소가 납품실적이 있는 업체 중 가격, 기술력 등을 고려해 내부 규정에 따라 하고있다"며 "그러나 발주관청에서는 '선주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선박 건조 문건의 내용을 확대 해석해 선주가 임의로 업체를 직접 선정하고 이것을 수용하도록 강요하는 '甲질'을 행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선박제조에 필요한 모든 장비에 대해 '선주승인'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선박 설계 시에 작성된 과업설명서에 선가 산정을 위해 참고 자료로써 제시된 제조사의 제품을 최소기준이라고 명시된 바와 같이 단순 참고적인 절차여야 한다"며 "선박건조는 조선사가 전적으로 자기 책임하에서 사업을 시행하는 계약이므로, 조선사가 업체를 먼저 선정하고 그 다음 선주 측에 승인을 요청하면 승인을 허락하거나, 부결할 경우에는 그 사유를 상세하게 적시해 조선소측이 재승인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선주들은 특정 업체를 선정한 후 그 업체와 계약을 변경하라고 강압하고 이해관계에 직접 개입해 '甲질'이 도를 넘고 있다"며 "중소조선사의 경우 '乙'의 입장이다 보니 울며겨자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선박 기자재 제조업체 대표 B씨는 "일반 상선의 경우, 조선소는 선주와 선박 건조에 필요한 장비별로 복수업체를 제안하여 만든 주요업체목록에 따라 업체를 선정한 후 이를 선주에게 승인을 요청하면 통상 승인을 해주는 것이 관례였다"며 "이같은 관행에도 불구하고, 특히 공공기관 선주는 건조사양서와 과업설명서에 특정 업체를 사전에 지정하거나 업체선정에 직접 개입하는 등 '甲질'을 행사해 장비별 업체목록에 들어가지 못하면 아예 견적서도 제출하지 못하는 게 현 실태"라며 이런 폐단을 시급하게 시정하지 않으면 조선소와 하청업체 모두 같이 고사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같은 공공기관 발주처의 '甲질'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절대 약자인 소형조선사와 납품업체는 이들의 요구에 반대하지도 못하고 있다. 반발을 할 경우 향후 몇 년간 더 이상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선박을 수주하지 못하기때문이라고 한다. 

실례로, 지방의 한 연구기관에서 발주한 조사선을 수주한 C 조선은 자체적으로 장비 업체를 선정 하기 위해 각종 해당 기자재 회사에 설계제안서를 제출해줄 것을 요청해 제출한 업체 중 가장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D업체를 선정해 선주에게 승인을 요청했으나, 두 달간 승인을 미뤄오다 조선소의 자체 선정을 위한 제안서 요청에 불응한 타 업체를 선정해 승인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고가의 특정 장비의 경우는 실제 신조 관공선에 반드시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작사가 선주와 설계용역사에 담합을 의뢰해 은근슬적 끼워 넣기를 해 국고 낭비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런 대표적인 경우가 해양수산계 대학교에서 건조하는 실습선에 설치되는 항해용 시뮬레이터와 기관 시뮬레이터로 설치금액이 각각 30억~50억원 상당이 들어간다. 

시뮬레이터는 대학교 캠퍼스 안에 별도의 건물에 이미 설치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실습선안에는 추가로 시뮬레이터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조선업 관계자들은 "관공선 선주들의 기자재업체 지정에 공정성과 투명성이 보장되는지 알 수 없다"며 "특히 선주측에서 지정한 업체는 자연히 조선사 측에 '甲'의 위치에 서기 때문에 선박 건조에 상당한 지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선소는 선주로부터 이미 확정된 업체와 구매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호 비교에 의한 경쟁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고가로 기자재를 조달해야기에 영업이익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실제로, 관공선을 수주하고 나서 선박건조 중 조선소가 경영 수지 악화로 폐업을 했던 사례가 빈번히 발생해 재 입찰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어 건조 일정이 지체되기도 했다"는 것.

실제로 2012년에 시행된 제주대학교의 140톤급 해양실습선 제라호의 경우는 "2년 이상 지체돼  3번째로 동성조선에서 우여곡절 끝에 건조되기도 했다"고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선박건조가 일정보다 늦어져도 관공선 선주는 선수금환급보증을 행사해 공사비 일체를 보전받기 때문에 손실되는 부분이 없어 원천적인 폐단인 선주의 '갑질'이 계속 만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ulruru5@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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