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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운항만산업 '높은 파고' 넘으려면송정규 전 한국도선사협회 회장 
  • 포커스데일리
  • 승인 2018.12.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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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규 전 한국도선사협회 회장 

(부산=포커스데일리)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주식시장에서 흔히들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해운·항만산업에 더욱 적합하다.

해운·항만산업의 경우 경기사이클이 파고만큼 높고 깊어 잘 견뎌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1위 국적선사이자 세계 7대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지난해 2월 최종 파산했다. 이후 한국해양대 관련학과와 대학원에서 그 원인을 분석하는 스타디를 가진 결과,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 부재'와 불황에 대비하지 않은 '적당주의' 경영, 전문 컨트롤타워가 없는 해운항만정책 '일관성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집중 거론됐다고 한다.

세계 해운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최상위권 컨테이너선사들의 해운시장 장악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시장에서 유일하게 300만TEU 이상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는 머스크라인과 MSC, 가장 빠른 속도로 선대를 키워 나가고 있는 코스코 등 3개 선사 선복량을 모두 합치면 1000만TEU를 웃돈다. 세계시장에서 절반에 육박하는 44.7%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글로벌 톱 5(머스크라인, MSC, 코스코, CMA-CGM, 하파크로이트)' 점유율도 연초 61.4%에서 현재 63.6%로 2.2%포인트나 증가했다. 

문제는 한진해운 도산을 부른 이같은 '치킨게임'이 국내 최대 무역항이자 지역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산항에 아직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 언론사에서 최근 '인력 떠나고 매출 줄고..불황에 쓰러진 부산 항만업'이라는 제목으로 1면에 국내 해운항만업의 실상을 크게 다룬 것을 봤다.

도선사라는 해양인의 한 사람으로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 없었다.

'부산항에서 취급하는 컨테이너 물동량은 늘고 있다'는데 무슨 소리인가 하고 내용을 보니 한마디로 '속빈강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진해운 도산으로 아시아~미국 간 해상운임 즉시 폭등해 국내 수출기업들의 물류비 부담과 경쟁력 저하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한진해운 물량을 받아 경영을 유지하던 협력업체, 중소해운업체, 연관 물류업체가 지난해 줄줄이 문을 닫았던 것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 뻔했다.

부산항 이용에 있어 국적선사보다 외국선사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물량유치를 위해 지급하는 볼륨인센티브(Volume Incentive) 또한 해외로 줄줄이 빠져 나가고, 반대로 지역경제에 떨어지는 용역업 부가가치가 낮아지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금과 같은 장기 저성장시대에는 해당 분야에서 1등만이 살아날 수 밖에 없다.

해운·항만·물류와 같이 글로벌 경쟁을 펼쳐야 하는 산업은 더욱 더하다.

과거 두자릿수 고성장시대에는 2, 3등도 묻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시절을 착각해 '적당주의'로 가서는 절대 안된다. 해운항만업에 대한 경쟁체제 도입과 자체 혁신역량을 길러 세계 1위 기업을 향해 달려가는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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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규#해운산업#한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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