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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명박 보석 석방…사법부, 꼼수에 휘둘려 불신 자초
  • 남기창 기자
  • 승인 2019.03.0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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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보석으로 풀려나 집으로 돌아갔다.<사진=YTN캡쳐>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77)에 대한 보석이 6일 결정됐다. 이로서 이명박은 지난해 3월 22일 구속된 지 349일 만에 집으로 돌아갔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이날 이 전 대통령이 청구한 보석청구를 거주와 통신을 엄격히 제한한다며 조건부로 풀어줬다.

앞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방어권 보장과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보석을 청구했다. 심지어 수면무호흡증이라는 이유도 포함됐다.

재판부가 이날 보석조건으로 제시한 보석 보증금은 10억원이다. 재판부는 또 주거지를 자택으로만 제한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조건 내건 이명박 석방에 법원이 고심했다'는 일부의 보도를 바라보며 헛웃음을 짓기도 한다.

이명박 특유의 간교한 '재판끌기 꼼수'에 법원이 무능하게 대응한 결과이고 시대적 과제인 적폐청산을 훼손하겠다는 법원 내 적폐세력과 판사를 비판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명박이 보석으로 감옥에서 나와 집으로 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적폐청산 실패의 불길한 전조(前兆)가 아니길 바란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날 오전 보석 결정 직전 이명박은 마스크를 낀 채 호송차에서 내렸다. 바닥을 보며 벽을 짚는 등 불편한 걸음걸이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하지만 보석 허가 결정 후 이명박의 걸음걸이는 달라졌다. 마스크를 벗은 이명박은 보석 허가 결정 전과 달리 빠른 걸음으로 차량에 탑승했다.

이명박은 앞으로 자택에서 변호인과 직계가족만 접견할 수 있고 이메일과 SNS 등 통신과 외출이 불가능하다. 매주 일주일간의 시간별 활동내역 등을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속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본인의 전화가 아닌 가족의 전화로 외부와의 접촉은 얼마든 가능하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특히 이른바 '꼼수의 달인'이라는 비아냥에 걸맞게 그간의 그의 행보를 고려해보면 충분히 납득이 갈만하다.

재판부가 이날 병보석은 기각하고 주거·접촉 제한하는 구금에 준하는 조건부 보석이라고 했지만 말장난에 불과한 국민 기만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바로 그러하다.

재판부는 보석 허가 이유로 기일까지 충실한 심리와 선고가 불가능하고, 구속만료일이 43일밖에 남지 않아 석방되면 오히려 자유로운 불구속 상태가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면 타당한 듯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간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가 증인을 심문하지 못한 것은 이명박 측 증인들의 의도적인 불출석 때문이다. 

이 또한 이들의 꼼수에서 비롯됐을 거라 짐작하기에 충분할 만큼 합리적인 의심이다. 한마디로 이명박 측의 꼼수에 놀아난 재판부의 무능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더군다나 죗값을 치르지 않기 위해 수면무호흡증과 탈모 등 말도 안 되는 갖은 핑계로 보석을 시도했다. 

조건부 보석은 봐주기 석방으로 재판부와 보석제도에 대한 불신뿐만 아니라 사법농단으로 실추된 사법부의 권위를 스스로 저버리는 결정과도 같아 보인다.

이명박의 혐의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항소심 재판부가 새롭게 구성된 만큼 더 엄정하고 지체 없이 재판을 진행해 사법부 불신을 더 이상 초래해선 안 될 것이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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