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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서 (死者一書)
2017년 05월 26일 (금) 17:24:30 이두남 webmaster@ulsanfocus.com
   
▲ 이두남 논설위원

[포커스데일리]세계 4대 문명 (황하,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이집트) 가운데 하나인 이집트 문명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며 그 경이로움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수 세기 동안 이집트는 내로라하는 고고학자들이 선망하는 발굴 지역이었으며 새로운 발견이 있을 때 마다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 결과 고대 이집트에서 발견된 수많은 문화재들은 이집트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박물관에 흩어져 전시되고 있다. ‘나일강의 선물’이라는 이집트가 이룩한 문명은 전 세계인에게도 소중한 보물인 셈이다.

이 소중한 보물을 울산 박물관에서 관람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특별한 선물이다.

이번 특별전은 ‘영원한 삶을 위하여’ 라는 주제로 전시되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 영원한 삶을 위한 미라의 제작 과정과 그 의미, 신격화된 동물 미라 등 다른 문명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고대 이집트만의 독특함을 담고 있었다. 

전시품들은 단순한 찬탄의 대상으로서의 보물이 아니라 그 속에는 고대 이집트인들의 창의성, 예술성, 그리고 사후세계에서의 영원한 삶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이집트인들에게 삶의 영원성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 것은 바로 신화였다. 태초의 선왕이었던 오시리스는 그의 동생인 세트에게 살해당하여 나일강에 버려지지만 아내인 이시스에 의해 환생을 얻어 사후세계의 왕이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이집트인들로 하여금 죽음을 준비하며 사후세계에의 영원한 삶을 꿈꾸는 계기가 되었고 그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신들을 조각상으로 만들어 숭배하게 되었다.

이집트 나일강은 신들이 드나드는 문이다. 이 문을 통해 왕국은 탄생하고 사후의 세계가 열린다. 사자의 서가 당도했다는 소식을 박물관에서 접했다.

이 주문을 아는 이는 내세에 영원을 얻는다. 란 메시지를 토트라테스는 자신의 미라에 잘 간직하여 왔다.

이천 칠백년, 이곳까지 평안히 찾아오기까지 그의 심장은 깃털보다 무겁지 않도록 하여 신의 관문을 통과했을 것이다.  저 아누비스의 보호를 받으며 신에 대한 찬가와 영원불멸의 노래를 기록한 오리시스의 말이 그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사후세계에 영원히 살고 싶다는 염원, 이승에 당도하고부터 접어야 했다. 어쩌면 환생을 향한 일탈 일지도 모를 일이다. 

육체인 ‘카’. 자유로운 정신세계인 ‘바’, 그의 이름표와 그림자 그리고 영혼이 휘발되고 말았던 것이다. 심장 스카라브에 새겨놓은 사후세계 부적도 나일강 유역을 벗어나면서부터 그의 꿈은 깨어졌다. 아니 꿈이 바뀌었는지 모를 일이다.

태양신은 그를 맞아주지 않았고 아누비스는 더 이상 그의 수호자 역할을 떠맡지 않았다.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던 이시스 여신의 애도도 육신 위로 맴돌던 토티르테스의 바의 새도 나일강쪽으로 날아가 버렸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사자의 서를 잘못 읽었거나 환생의 서로 고쳐 읽은 게 분명하다고 잠시 생각에 잠겨 본다.

이집트인들은 태양신 ‘레’가 이승에서 열 두 시간을 여행한 다음 서쪽 지평선 아래에 있는 지하세계로 들어간다고 믿었다. 태양신 ‘레’는 배를 타고 지하세계를 여행하면서 뱀처럼 생긴 괴물 아포피스의 위협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열 두 시간이 흐르면 다시 이승의 동쪽 하늘에서 떠오르게 된다.

만약, 다음 날 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태양신이 아포피스와의 싸움에서 졌다고 여기며 그로 인해 낮에도 해가 뜨지 않아(개기 일식) 영원의 세계로 갈 수 없다 고 믿고 있었다.

이번 이집트 보물전을 관람하면서 수 천 년 전 이집트인들과의 만남이 있는 특별한 시간여행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들의 삶 구석구석을 면밀히 보면서 영원불멸에 대한 염원이 얼마나 위대한 문화를 만들었는지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또한, 죽은 뒤 자신의 심장(죄의 무게)이 깃털보다 가벼워야 사후세계의 영원한 삶에 도달한다는 이집트인들의 양심처럼 우리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한번 쯤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유구한 시간 속에 우리의 짧은 한생은 찰나에 불과하다. 이 삶이 끝이 아니라 영원한 삶을 준비하는 하나의 과정이라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현재의 삶이 법의 심판을 받아 사후세계의 행로가 정해진다면 과연 어떻게 살아야할지 커다란 숙제로 남았다.

죽음에 대한 가장 집요하고 정열적인 그들은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환생의 삶으로 영원불멸하리라 믿었던 것이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높이 오르기 위해 비상식적인 방법들이 반복되고 늘 도달할 수 없는 먼 곳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불행한 사람들이 많다.

오늘이 내일을 위해 비켜서듯 이기심과 과욕은 가벼운 만족과 단순한 즐거움들을 위해 비켜 세울 줄 아는 가벼운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를 살며 삶의 상처는 일상다반사의 작은 행복들이 붕대가 되어 접었던 날개 다시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 

내 눈앞에 펼쳐진 영원불멸에 대한 갈망이 깃털보다 가볍고, 장미꽃보다 붉은 그들의 숭고한 절규가 ‘사자의 서’ 로 새겨져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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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2017.05.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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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XXX.XXX.79)
2017-06-03 08: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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