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을 앞세워 중국 시장 재도전에 나섰다. 중국 소비자 취향과 현지 주행 환경을 반영한 전기차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전동화 전략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베이징서 아이오닉 브랜드 공식 출범
현대차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중국 베이징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아이오닉 브랜드 론칭 행사’를 열고 중국 시장 내 아이오닉 브랜드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 전용 콘셉트카 2종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BAIC)과 합작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같은 해 베이징현대(BHMC)를 설립하며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그러나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중 외교 갈등 이후 중국 내 한국 제품 불매 분위기가 확산되며 판매에 타격을 입었다. 이후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경쟁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차는 2021년 베이징 1공장, 2024년 충칭 공장을 매각하면서 한때 중국 철수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11억 달러 투자…중국 사업 재정비
현대차는 그러나 2024년 12월 BAIC와 함께 총 11억 달러를 공동 투자하며 중국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올해 3월 주주서한에서 “향후 5년간 중국 시장에 신차 20종을 출시하고 연간 5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맞춤형 전기차 전략 공개
자율주행·EREV 기술 현지화
이번에 공개된 중국형 아이오닉은 현지 맞춤형 전략이 반영된 모델이다.
현대차는 중국 자율주행 기술 기업 모멘타(Momenta)와 협업해 중국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했다. 또한 중국의 충전 인프라와 장거리 이동 환경을 고려해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기술도 현지 최초로 도입할 계획이다.
중국 전용 네이밍·디자인 도입
현대차는 기존 아이오닉 네이밍 체계와 차별화해 중국 시장에서는 ‘행성’을 모티브로 한 새로운 차명 체계를 도입한다.
아울러 중국 소비자 선호를 반영한 신규 디자인 언어 ‘더 오리진(The Origin)’도 함께 공개했다.
‘비너스’와 ‘어스’ 콘셉트카 첫 공개
비너스 콘셉트, 골드 컬러 강조한 전기 세단
‘비너스 콘셉트(VENUS Concept)’는 태양계에서 가장 밝은 행성인 금성에서 영감을 받은 세단형 콘셉트카다.
외관에는 금성을 상징하는 ‘래디언트 골드(Radiant Gold)’ 컬러가 적용됐으며, 프레임 구조의 루프와 투명 스포일러를 통해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구현했다.
실내는 금성의 두꺼운 대기와 강렬한 빛을 재해석한 레이어드 구조와 무드 조명으로 꾸며졌다. 도어 트림부터 대시보드까지 이어지는 랩어라운드 디자인으로 탑승자를 감싸는 듯한 안락감을 강조했다.
어스 콘셉트, 자연 감성 담은 전기 SUV
‘어스 콘셉트(EARTH Concept)’는 지구의 생명력과 균형에서 영감을 받은 SUV 콘셉트카다.
정교한 선과 볼륨의 조화를 통해 미래적인 외관을 완성했으며, 볼트 디테일과 스키드 플레이트를 적용해 아웃도어 감성을 강화했다. 차체 색상은 조화를 상징하는 ‘오로라 실드(Aurora Shield)’ 컬러가 사용됐다.
실내에는 ‘작은 지구(Small Earth)’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공기 튜브 형태의 시트 프레임 등 공기 요소를 디자인 전반에 반영했다. 나뭇잎 그림자를 형상화한 무드 조명으로 자연 친화적 분위기도 연출했다.
2026 베이징모터쇼서 양산형 공개 예정
리펑강 베이징현대 총경리는 “아이오닉의 최고 수준 안전성과 품질을 기반으로 중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스마트 주행 및 인테리어 UX를 결합한 양산형 모델을 곧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달 말 열리는 2026 Beijing International Motor Show를 시작으로 중국 시장 전동화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 행사에서는 중국 출시 예정인 양산형 아이오닉 전기차의 디자인과 주요 상품성을 처음 공개하고, 구매부터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전기차 전용 판매·서비스 전략도 발표할 계획이다.
중국 재도전 성패, 현지화 전략에 달려
현대차의 이번 아이오닉 브랜드 재출시는 단순한 신차 공개를 넘어 중국 시장 재도약을 위한 승부수로 평가된다. 현지 맞춤형 기술과 디자인, 서비스 전략을 앞세운 현대차가 치열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